오늘은 조금은 특이한 주제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전 어렸을때도 만화를 자주 접하지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남들은 다봤다는 드래곤볼, 슬램덩크를 보지 않았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이 도대체 뭐하고 지냈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7살 이후로 늘 자동차 브로셔랑 자동차 잡지를 본게 원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다고해서 아예 안 본건 아닙니다. 자동차를 다룬 만화/애니메이션인 이니셜D와 완간 미드나이트는 어렸을때가 아니더라도, 나이가 좀 차서 봤습니다. [.....] 그렇지만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이 있는데, 바로 도라에몽입니다.
여담이지만, 도라에몽은 아시아 타임즈 (2002년 4월 22일)에서 The Cuddliest hero in Asia (아시아에서 가장 껴안아주고 싶은 주인공)으로 선정된적이 있다고 합니다.
2011년 11월, 일본 자동차 회사 토요타는 자사의 광고에 도라에몽을 사용합니다. 독특한 점은 애니메이션의 형태가 아닌 실사 형태의 광고를 제작하게 됩니다. 먼저 캐스팅부터 살펴볼까요.
1.노진구(노비 노비타)역에는 츠마부키 사토시.
: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은 모두 알만한 Fast Furious 3 : Tokyo Drift에 나왔다는데, 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2.도라에몽역에는 장 레노.
: 실로 어마무시한 캐스팅입니다...
3.왕비실(호네카와 스네오)역에는 야마시타 토모히사.
: 제가 중,고등학생때 일본 드라마를 좀 봤었는데, 이 분은 확실히 알겠더군요.
4.신이슬(미나모토 시즈카)역에는 미즈카와 아사미.
: 역시 중,고등학생때 본 일본 드라마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알고보니 노다메 칸타빌레 드라마에 나온 분이셨더군요.
5.만퉁퉁(자이안, 고다 타케시)역에는 오가와 나오야.
: 일본의 전 프로레슬러 및 종합격토기 선수였던 분이라네요.
6.만퉁순(쟈이코)역에는 마에다 아츠코.
: 이 분은 AKB48이라는 그룹의 멤버라고 하시는데, 제가 이 분야는 잘 모르겠네요.
그럼 이제 토요타와 도라에몽의 CM과 CM에서 나오는 자동차도 살펴보겠습니다.
1편. 에스티마
쟈이코가 모는 검은 미니밴은 토요타의 에스티마입니다. 토요타에는 수 많은 미니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는 미니밴 차량만 하더라도 아이시스, 알파드, WISH, 벨파이어, VOXY, 에스콰이어, 시에스타, 노아, 하이에이스(예전의 현대 그레이스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에스티마가 존재합니다.
에스티마 발매 20주년 기념으로 나온 퍼플 컬러 사양입니다. 색이 너무 이뻐서 올려봤습니다.
일본에서는 에스티마라 불리며, 호주에서는 타라고(Tarago/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그 외 지역에서는 Previa로 불립니다. 한국에서도 에스티마가 정식 출시된 적이 있는데요. 바로 시엔나입니다. 북미에서는 프리비아의 후속이 시엔나로 팔렸는데, 이 모델이 현재 한국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2편. FJ크루져
무능력한 노비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슬픈 CM. (ㅠㅠ.... 저도 지금은 차가 없는데....)
여기서 스네오가 몰고 나온 노란색 SUV는 FJ크루져입니다만,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단종되었습니다.
환경문제, 연비문제로 인해 파워트레인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예전부터 나왔지만, 계속해서 파워트레인을 유지하더니... 결국 북미쪽에서는 09년 이후로 판매량이 급감해서 2015년에는 공식 단종되었습니다. 현재 후속 모델 조차 볼 수 없는 그런 차량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호주와 중동에서는 판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4편. 아쿠아
패기없는 노비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CM. (저런 여성분이 좋아해주는거 보면... 복받은 노비타입니다. 전 솔로인데....ㅠㅠ)
노비타가 '만약에 Box'를 통해 불러들인 주황색의 차량은 토요타의 아쿠아입니다. 일본에서는 아쿠아로 불리며, 해외에서는 Prius C(C는 City의 C라고 하네요.)라고 불립니다. 굉장히 성공적인 차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7월기준으로, 토요타에서는 프리우스 이후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차량이 아쿠아/프리우스 C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고작 1세대 모델인데 이 정도면 정말로 많이 팔린 차량입니다. 또한 2013,2014년에는 2년 연속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차량이기도 합니다.
5편. 센츄리, 프리우스, IQ, FJ 크루저, (의문의 차량), 2000GT, 800 그리고 알파드.
엄청난 부와 훈훈함을 동시에 보여준 스네오의 차고입니다.
스네오가 세그웨이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순서대로의 차량을 말씀드리면,
센츄리, 프리우스 PHEV, IQ, FJ 크루져, (의문의 차량 - 코롤라 필더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2000GT, 800, 그리고 알파드(흰색 미니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센츄리와 2000GT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센츄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센츄리는 현재 토요타가 팔고 있는 차종 중 가장 고가의 가격에 팔리는 차량입니다. 시작 가격이 무려 1250만엔 (한화로 약 1억 2천 3백만원정도) 입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LS460보다는 비싸고, LS600h 보다는 낮은 가격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현재 판매되는 센츄리는 97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로, 눈에 띄는 성능 개선은 단지 트랜스미션의 변화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자동 4단 변속기가 쓰인 이후, 2005년에서야 자동 6단 변속기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토요타 센츄리는 일본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후륜구동 V12엔진이 사용되는 차종입니다. 엔진은 97년 2세대 모델 이후 사용된 V12 5.0L엔진인 1GZ-FE가 계속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흡사 예전의 기아 포텐샤(제가 캐피탈이라고 적었더군요..ㅠㅠ) 이 생각나는 인테리어. [...]
(포텐샤는 제가 정말 좋아했던 차였습니다.)
참고로 저 계기판 디지털 식인데, 과거의 롤스로이스처럼 RPM게이지는 없습니다.
기본으로 판매되는 시트의 재질 구성은 직물입니다. 옵션으로 가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가격대에서 가죽시트가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는것도 약간은 놀라운 일입니다. 착좌감을 위한 선택이라고 합니다. (사실 착좌감이라는 측면에서 가죽보다 직물이 좋긴 합니다. 그러나 요새 가죽시트는 워낙 질감이 좋아서, 개인적으로 이것도 옛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알칸타라가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센츄리는 오직 일본 내수용으로만 판매되는 차량입니다만, 극히 일부 차량이 외국에 있는 일본 대사관 및 공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수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특이한 구성이 하나 있는데요. 토요타 센츄리의 도어는 일반 차량의 도어처럼 바로 잠기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일단 문이 닫히면, 도어가 전자식으로 나중에 잠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아래 영상(도어 클로징 부분은 1분 2초 정도부터 시작됩니다.)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일본에서는 센츄리를 탈 정도면 사회적인 부와 명성이 매우 대단한 정도라고 합니다. 비실이는 재력가였습니다.
엄청난 쓸고퀄 도어 클로징!!!
그리고 토요타 2000GT를 살펴볼까요.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차종 중 하나입니다. 재규어 E 타입과 유사한 디자인 코드를 지니고 있는데요. 얼마전에 Road and Track 기사를 봤는데, 처음 미국으로 수출된 2000GT가 경매로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경매가는 무려 825,000 달러였다고 합니다. (사실 이 가격이면 좀 저렴한게, 2000GT는 통상 미국에서 1,200,000 달러선에서 거래가 된다고 합니다. 해당 차량에는 사고가 있었고, 마일리지가 꽤 있었던데 그것때문에 가격이 좀 낮아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토요타 2000GT는 1967년부터 1970년까지 351대만이 생산되었습니다. 이 중의 15%는 미국으로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2000GT는 토요타와 야마하가 공동 개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차량입니다. 사실 2000GT는 토요타가 아닌 닛산에서 개발될뻔한 차량이였습니다. 당시 독일계-미국인 디자이너 Albrecht Goertz (BMW 503과 507을 디자인한 아주 유명한 분입니다. BMW 507 역시 정말 아름다운 차종 중 하나입니다.)가 야마하에 재직하던 시절, 닛산 페어레이디의 개발에도 참여했었습니다. 도중에 닛산에 2000GT의 프로젝트를 개발하자고 제안했는데, 닛산은 거절했었습니다. 아마도 거절 사유가 진행중인 Fairlady 프로젝트와 어느 정도 성격이 겹치기 때문인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 때, 토요타가 이 프로젝트 제안을 승낙합니다. 그러나 토요타는 최초 프로젝트 제안자인 Albrecht Goertz를 디자이너로 임명하지 않고, 자사의 디자이너인 Satoru Nozaki를 임명하는 결정을 합니다. [엄청난 통수.....]
엔진은 당시 토요타에서 판매중인 크라운 세단의 직렬 6기통 2.0L 엔진을 기반으로 야마하가 튠업을 하게 됩니다. 야마하가 설계한 DOHC 사양으로 3M엔진은 150마력의 출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9대만 제작된 MF-12사양에는 SOHC 사양이지만, 직렬 6기통 2.3L 2M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6편. 86
스네오가 몰고온 빨간색 차량은 바로 86. (차고에서는 보이지 않았는데!!!)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가 되었던 차량인데요. 86 역시 흥미로운 차량 중 하나입니다.
10편. 크라운 애슬릿
쟈이코가 모모타로로 부르는 차량은 크라운 애슬릿입니다. 크라운은 실로 많은 종류가 존재합니다. 크라운 애슬릿뿐만 아니라, 크라운 마제스타와 크라운 로얄이 있습니다. 애슬릿과 로얄의 판매 시작 가격은 일본가격 기준으로 3백6십만엔 부근인데, 마제스타는 무려 2배에 가까운 6백2십만엔의 판매 시작가를 보입니다.
11편. 파쏘
실의에 빠진 노비타를 만나러 가기 위한 시즈카의 분홍색 차량은 파쏘(Passo)입니다.
토요타 파쏘는 다이하츠 시리온으로도 판매가 되는 차량입니다. 다이하츠가 토요타의 서브 브랜드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게 가능하게 됩니다.
그런데 잠깐 옆으로 빠져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일본에서는 독특하게 OEM방식으로 차량을 판매하는 독특한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닛산의 CIMA(국내에서는 인피니티 Q45로도 인피니티 런칭 시절에 판매되기도 했습니다만, 여기서 언급하는 모델은 인피니티의 과거 M시리즈였고, 현재 Q70입니다.)가 미츠비시에 OEM으로 납품이 되고 있습니다. 살짝 재밌는 이야기인데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겠지만) 그렇게 팔린 차종은 미츠비시 2세대 Dignity입니다. 그런데 Dignity 1세대 모델은 현대의 1세대 에쿠스입니다. 잠깐만 또 옆으로 빠져보면 일본에서의 1세대 Dignity 판매량은 처참하기 짝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1999년에서 2001년동안 생산은 59대, 판매는 48대 (절대 오타가 아닙니다...) 라는 전대미문의 판매기록을 보여준 차량입니다. 미츠비시에서는 한달 판매량을 300대로 예상했다고 합니다. 3년동안 고작 한달 예상 판매량의 16%만 판매한거죠. 한편 그동안 한국에서는 1세대 에쿠스가 2008년까지 쭉 생산이 되었습니다.
이 차량이 닛산의 CIMA이고...
이 차량이 미츠비시의 Dignity 입니다.
본문 길이가 길어져서 모든 동영상이 아닌, 일부 동영상만 게시했습니다. 현재 총 19편의 CM이 제작된것으로 확인됩니다. (제가 정확히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정정 제보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토요타와 도라에몽의 콜라보레이션 CM을 통해서, 자동차를 살펴봤습니다.
앞으로도 꼭 도라에몽이 아니더라도, 영화나 CM등에서 나온 자동차에 대해서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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